지난 월요일에는 통장을 4개로 나눠 쓰는 이야기를 했다.
월급통장, 카드값통장, 대출통장, 파킹통장으로 나누고 나니 확실히 돈이 어디로 새는지는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전체 자산은 지금 얼마나 늘고 있는 걸까?"
통장은 나눴는데, 전체 그림은 안 보였다
4개의 통장으로 나눈 뒤부터 매달 카드값이 얼마 나가는지, 파킹통장에 얼마가 남는지는 명확해졌다.
근데 퇴직연금, 개인 IRP, ISA는 각각 다른 곳에 있다 보니, "이번 달에 전체적으로 자산이 얼마나 늘었나"는 따로 계산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엑셀에 매달 각 계좌 잔액을 옮겨 적기 시작했다.

정확한 금액은 여기서 공개하진 않겠지만,
매달 확인해보면 확실히 쌓이고는 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그 금액이 크지 않다 보니 "이 속도로 언제 목표까지 가나"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목표를 두 단계로 나눠 잡는 이유
목표를 물으신다면 두 가지로 답한다. 작게는 1억, 크게는 100억.
목표를 하나만 잡으면 문제가 생긴다. 너무 크게만 잡으면 지금 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어서 지치고, 너무 작게만 잡으면 그다음엔 뭘 해야 할지 방향이 없어진다.
그래서 이렇게 나눠본다.
- 단기 목표 (1~3년 내 현실적으로 닿을 수 있는 금액): 지금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면 몇 년 뒤에 닿을지 계산해서 잡는다.
- 장기 목표 (방향성만 잡아두는 금액): 지금 당장 계산은 안 서지만, "이 방향으로 계속 가면 결국 여기까지 갈 수 있다"는 걸 잊지 않게 해주는 역할.
단기 목표는 매달 확인할 때 기준이 되고, 장기 목표는 그 확인이 지겨워질 때 왜 계속 하는지 떠올리게 해 준다.
매달 확인하는 3가지
전체를 다 세세하게 관리하려고 하면 금방 지친다. 그래서 나는 딱 세 가지만 매달 확인한다..
- 이번 달 순자산이 지난달보다 늘었다, 줄었나: 정확한 금액보다 방햐(+,-)이 더 중요하다
- 비상금이 정해둔 기준 (생활비 몇 개월치)만큼 채워져 있나: 이게 부족하면 투자보다 여기부터 채운다
- 퇴직연금·IRP·ISA 비중이 원래 정해둔 비율에서 많이 벗어났다: 크게 벗어났으면 리밸런싱을 고려한다
이 세 가지만 매달 5분 정도 들여다보는 걸로 충분했다. 10원 단위까지 맞추려던 적도 있었는데, 그건 금방 지쳐서 그만뒀다.
숫자가 작아도 기록하는 이유
솔직히 지금 쌓이는 금액만 보면 "이걸로 언제 1억을 모으나" 싶을 때가 있다.
근데 기록을 시작하기 전이랑 비교하면 다른 게 하나 있다. 예전엔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였다면, 지금은 "이번 달엔 늘었네" 혹은 "이번 달엔 줄었네"를 확인할 수 있다는 거다.
늘어도 줄어도, 최소한 지금 내가 어디쯤 있는지는 안다.
금액이 적은 것보다 무서운 건, 얼마나 쌓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다.
아직도 안 하고 계신다면, 이렇게 시작해 보면 된다
거창한 도구가 필요한 건 아니다. 엑셀이든 노트든 상관없다.
- 갖고 있는 계좌 (퇴직연금, IRP, ISA, 예적금 등)를 한 줄에 하나씩 나열한다
- 매달 특정 날짜 (월급날 다음 날 정도가 편했다)에 각 잔액을 적는다
- 총합에서 지난달 총합을 빼서, 이번 달 순자산이 늘었는지만 확인한다

이것만 해도 "돈이 쌓이고 있긴 한 건가"하는 막연한 불안이 "이번 달엔 이만큼 늘었다"는 확인으로 바뀐다.
목표가 1억이든 100억이든, 그 목표까지 가는 길이 지금 어디쯤인지 확인하는 게 먼저다. 금액이 적어서 부끄러울 이유는 없다. 확인 안 하고 있는 게 더 아쉬운 거다.
이 글은 개인적인 자산 관리 방식을 정리한 후기이며, 특정 금융상품이나 투자 방법을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자산 관리 방식은 본인의 상황에 맞게 조정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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